주체108(2019)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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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8(2019)년 10월 18일 《통일의 메아리》
시를 사랑하는 짝맞는 《원앙새》(2)

최치원은 할수없이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처녀의 눈앞에 신선같은 소년의 름름한 모습이 나타났다. 귀에서는 방금전에 들려오던 그 열정적인 시읊는 소리가 계속 울렸다. 처녀는 두손으로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우더니 황급히 돌아서서 집으로 들어갔다.

최치원도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있다가 슬그머니 후문으로 빠져나갔다.

이것이 인연이 되여 시를 사랑하는 두 젊은이는 《원앙새》(암수의 정이 특별이 뜨거운 새)부부가 되였다. 시를 사랑하는 그것으로 하여 이들 부부는 정이 점점 더 깊어졌다.

최치원이 외국류학을 떠날 때였다. 안해는 선창에 나와 배전에 오르는 남편에게 시 한수를 읊어드렸다.

 

백조는 쌍쌍이 바다우를 떠도는데

이 몸은 외로이 돛배를 바래운다

저기 저 수평선 저멀리로

사랑하는 님 떠나보내니

이제 집으로 돌아간들

반가울것 없어라

오랜 세월 시름에 잠길 이 몸

밤이 온들 어찌 잠들수 있으리오

 

천만마디 사설보다 더 간절한 심정이 실려있는 안해의 시를 듣고 최치원은 정이 넘치는 눈길로 그를 바라보다가 화답시를 읊었다.

 

밤마다 슬퍼하고 괴로워마오

비취같은 그 눈섭, 꽃같은 얼굴

어지러워질가 두렵노라

이 몸이 공명을 버릴지언정

그대와 함께 부귀를 누리려니

이 아니 가정의 복일소냐

 

세월이 흘러흘러 20년 가까이 최치원과 그 안해는 서로 멀리 떨어져있었어도 괴로울 때나 기쁠 때나 이날 주고받은 시를 외우며 제 할일을 성실히 하였다.

최치원이 수만리 타향에서 고국을 그리워한 밑바탕에는 이와 같이 시로써 인연을 맺고 시로써 사랑을 가꾸어온 《원앙새》부부의 정도 놓여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