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8(2019)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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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8(2019)년 8월 18일 《통일의 메아리》
명화로부터 졸작으로

15세기중엽 도화서(조선봉건왕조시기 화가들이 배속되여있던 관청)에서 있은 이야기이다.

이 시기 강희안, 리상좌와 함께 3대화가로 유명했던 안견의 방에서는 어느날 많은 화가들이 아침부터 모여와 한낮이 지나도록 이야기판을 벌리고있었다.

그들이 펼쳐놓은 화제의 중심은 앞에 놓인 한점의 그림이였다.

우리 나라에 전해오는 《명화》들중의 하나인 그림은 수백년이나 자란 소나무가 거연히 서있고 그 아래에서 한사람이 뒤짐을 지고 쳐다보는 장면이였다. 아름드리 소나무밑둥아래의 쩍쩍 갈라터진 두터운 껍질과 그 사이사이에 들여다보이는 물기흐르는 속껍질들은 갖은 풍상고초를 다 겪으며 꿋꿋이 살아온 지난 세월을 말해주고있는듯 하였다.

또한 하늘을 찌를듯 높이 솟은 소나무꼭대기에 돋아난 가지들에 붙은 바늘잎사귀들은 젊음을 자랑하며 끝을 날카롭고 예리하게 벼리고있어 더더욱 장쾌한감을 주고있었다.

키높이 자란 소나무의 장한 기상에 감동된듯 그 곁을 떠날줄 모르고 대견스럽게 바라보는 주인공의 심정이 그대로 느껴져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하였다. 이때 좌중에서 류다른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여보게 안견, 자네 왜 한마디 말도 없이 그러고있나. 그림을 보았으면 평을 내려야지. 자네야 늘 그림에 대한 신랄한 비평으로 우릴 놀라게 하지 않았나. 그대의 고견을 좀 들어보세나.》

그제서야 지금껏 한마디 말도 없이 묵묵히 앉아 그림을 들여다보기만 하던 안견이 말을 하였다.

《글쎄 나라고 무슨 특별한 고견이 있겠나. 자네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듯이 이 그림은 채색도 구도도 잘된 명화인것만은 사실일세. 그런데 내 생각에는 아주 사소하면서도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고 보네. 흔히 사람들이 머리를 들어 뒤로 젖힐 때 목뒤에는 반드시 주름살이 생기기마련이네. 헌데 이 그림에는 그게 없구만. 이건 참으로 큰 실수가 아닐수 없네.》

그제야 사람들은 다시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하였다.

아니나다를가 주인공의 뒤로 젖힌 목뒤에는 주름살이 없었다.

《과시 명화가의 눈이 다르긴 달라. 명화가의 평가에 의해 이 그림은 명화이기를 그만두었네그려.》

목뒤에 생기는 단 하나의 주름살세부형상을 소홀히 한탓에 대대로 내려오며 보물로 여기던 명화는 한순간에 보잘것 없는 졸작으로 되고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