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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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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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8월 18일 《통일의 메아리》
《김시습에 대한 일화》8. 길거리에서 만난 《거지》와 재상(1)

김시습이 전국을 방랑하던중 한성을 지나가게 되였다.

그는 방랑길에서 노닥노닥 깁고 덞을대로 덞어진 옷을 걸치고 허리는 새끼로 동여맸으며 머리에 패랭이를 쓰고있었다. 올데 갈데 없는 궁해빠진 《거지》꼴이였다. 행색은 이러하였으나 번화한 종로거리를 스적스적 지나가는 김시습의 행동거지는 태연자약하였다.

(누가 보든지 나를 세상에 둘도 없는 알거지라고 할것이다. 그렇게 보겠으면 보고 말하겠으면 말하라지. 나는 수양대군통치의 세상에서 이 꼴이 된 사람이다. 그런 까닭에 나는 나를 이 꼴로 만든 수양대군통치의 더러운 세상을 폭로단죄하는 시대의 항변자로서 이 꼴을 하고 다니는것이다. 그러니 이 모양을 하고 다니는것을 부끄러워할것도 없고 가리우려고 할것도 없다. 나는 이 꼴을 하고도 얼마든지 왕을 대할수도 있고 고관대작들도 만날수 있다. 그때는 누가 진짜 《거지》이고 누가 진실로 고상한 사람인가를 알게 될것이다.)

김시습이 이런 배심으로 거리를 지나는데 갑자기 앞쪽에서 《물러나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느 재상작자가 지나가느라고 사람들을 길옆으로 밀어내는 벽제소리를 이다지도 요란스럽게 앞세우고 오는것일가 하고 길 한복판에 우뚝 버티고 서서 바라보는 김시습의 눈빛이 대뜸 이상야릇해졌다. 그는 벽제소리를 치면서 앞길을 치우는 작자가 미처 자기에게 시비를 걸 사이도 없이 오른손을 버쩍 들어 초헌(고관이 타는 수레)우에 앉아있는 벼슬아치를 향해 휘저으면서 빼빼마른 목소리를 내질렀다.

《강중아! 그사이 무사히 지냈느냐?》

《거지》모양의 김시습이 이렇게 소리질렀으니 소란하던 종로거리가 벽제소리에 조용해진것이 아니라 뜻밖의 이 광경에 아연해지지 않을수 없었다.

무슨 희한한 소식이 없나하여 어슬렁대던 종로거리의 호기심많은 장돌뱅이를 비롯해서 거리바닥에 서있거나 오가던 뭇사람들이 너무 놀라 소리의 임자인 《거지》꼴의 사나이와 초헌을 타고오는 고관에게로 눈길을 모았다. 참말 어처구니없이 희한한 대조였다. 초헌우의 고관은 화려한 조복(벼슬아치들이 조회때 입는 붉은 빛의 례복)을 차려입고있었다.

감 상 글 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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