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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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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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7월 25일 《통일의 메아리》
《김종직에 대한 일화》5. 자존심이 강한 어세겸의 탄복

어세겸은 김종직보다 나이도 한살 우이고 과거에도 3년 먼저 급제하였으며 벼슬길도 한발 앞서 내짚은 결패있는 문인재사였다. 김종직이 승문원에 들어가서 정자(정9품관)라는 초입관으로 있을 때 어세겸은 이미 같은 승문원에서 쟁쟁한 젊은 문사로 명성을 떨치였다.

승문원은 정부의 외교문서를 작성하는 관청이였다. 여기에는 학식과 글에서 내노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명성을 떨친다는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힘들었다. 승문원에서는 입직관계에서 선배와 후배사이의 례절이 몹시 까다로웠다. 신입관원은 외교문서의 작성, 시창작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실력검토를 받았으며 조금만 실수하거나 눈에 차지 않으면 수모가 여간 아니였다.

입직에서는 자기보다 후배이지만 어세겸은 자기처럼 성격이 매우 강직한 김종직과 가까이 지냈다. 가까이 지내게 된 동기는 김종직의 시에 대한 감탄때문이였다.

어세겸이 한번은 승원문에 들어온지 얼마 안되는 김종직의 시를 몇편 본 일이 있었다. 처음에는 쟁쟁한 선배문사로서 후배의 실력을 가늠하는 자세에서 훑어보기 시작하였는데 한번 읽고 거듭 읽는사이에 도저히 손에서 놓게 되지 않았다. 시에 심취되였던것이다. 그러다가 상기된 얼굴을 번쩍 쳐들고 손바닥으로 자기의 무릎을 탁 쳤다. 옆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의아해서 어세겸을 바라보았다. 남의 시를 보고 좀처럼 흥분하지 않던 어세겸이 오늘은 왜 저렇게 흥분하는가 해서였다.

어세겸이 흥분된 자기의 심정을 터놓았다.

《과연 보기드문 시재요. 시짓는 재주와 풍격으로 말하면 계온은 선생이고 나는 제자야. 그가 시에서 상전(주인)이 된다면 나는 그 시의 주인을 따라다니는 말구종(말몰이)이 될것이요. 만약 누가 나에게 말채찍을 주면서 누구의 말을 몰겠는가고 한다면 나는 김종직의 말을 몰겠다고 하겠소. 그와 같은 시인을 태우고 다니는 말구종이 되는것만해도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이 말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참으로 놀랐다. 선배가 후배의 시를 찬양해주는 실례는 있었다. 그때에는 사람들이 시에 재능있는 후진을 발견한것을 기뻐하였고 그 시의 새싹을 평가해주는 선배의 도량을 찬양하였다. 그렇지만 어세겸이 하는것처럼 자기는 김종직을 태우고다니는 말구종을 하라고해도 달게 하겠다고 말한 실례는 승문원이 생겨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이였다. 그리하여 이 말이 승문원에 널리 퍼져 사람들이 김종직은 시의 대가, 어세겸은 도량이 큰 문사라고 하였으며 두 사람은 아주 가까운 사이로 지내게 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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