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1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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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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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7월 15일 《통일의 메아리》
《김종직에 대한 일화》1. 《울긋불긋 모란이나 그렸을걸》

김종직은 부모의 권고가 하도 절절한지라 16살에 과거길에 나섰다. 마음에 없는 과거길이기는 하였으나 지금까지 쌓아온 자신의 학문을 검열해보는것도 나쁘지는 않을것 같았다.

까다로운 과거절차에 따라 시험장에 들어가 앉은 김종직은 그리 품들이지 않고 글을 지어내려갔다. 그는 《백룡부》라는 책문(과거문장의 한 형식)을 자기딴에는 신심을 가지고 얼른 지어바치고 나왔다.

시험장에서 나와 기다리는데 저녁무렵에야 방(합격자 공시문)이 나붙었다. 그런데 예상외로 락제점수가 나왔다. 책문 자체는 뜻이 깊었으나 채점관이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락제점수를 준것이였다. 실망하여 집으로 돌아오던 김종직은 한강기슭에 있는 제천정에 이르러 발길을 멈추었다. 생각할수록 분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곧 무식한 채점관을 야유하여 제천정의 벽에 시 한수를 지어붙였다.

 

눈속의 소나무 비 온뒤의 란초

보기엔 쉬우나 그리자니 어렵네

 

높은 사람 이 그림을 몰라줄줄 알았더면

채색으로 울긋불긋 모란이나 그렸을걸

 

김종직이 시를 다 쓰고 결김에 붓을 내던지려는데 뒤에서 와하 웃음소리가 터졌다. 어느 사이에 따라왔는지 시험에서 떨어진 친구들이 시를 읽어보며 벅적 떠들었다.

《맞았네. 차라리 울긋불긋 모란이나 그렸더라면 장원급제할걸 괜히 눈속의 소나무를 그리고 락제했군그래.》

《역시 시험관들은 청맹과니가 분명하이, 이렇게 시를 잘 쓰는데 락제를 주다니 원 쯔쯧…》

《우리 그자를 몰아내고 계온을 추천하세.》

《내가 이제 곧 추천서를 쓸가?!》

《하하하하!》

서로 주고받는 즐거운 롱질이 정자에서 터져나와 한적한 강가에 울려갔다. 다소나마 마음을 돌린 김종직은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웃으며 길에 나섰다.

감 상 글 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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