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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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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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8(2019)년 8월 8일 《통일의 메아리》
설총의 《화왕계》

신라 신문왕때 어느해 여름날이였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드는 궁궐의 정원에서 한가하게 부채질을 하고있던 왕이 설총을 불렀다.

《오늘은 궂은비가 멎고 남풍이 불어 서늘한데 술맛도 나지 않고 음악도 듣기 싫어 마음이 울적하니 그대가 요즘 색다른 소문이라도 들은것이 있으면 나를 위로하여 한마디 하지 않겠는가?》

설총은 왕의 청을 듣고 잠시 생각을 하다가 대답을 하였다.

《예. 제가 한마디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저 꽃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꽃왕이라? 꽃에도 왕이 있단 말이지? 그거참 처음 들어보는 말이니 재미있겠다. 그럼 어서 이야기해보아라.》

왕은 눈을 감으며 귀를 기울였다.

설총은 왕앞에 꿇어앉은채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어느 한 꽃나라에 봄이 찾아오니 온갖 꽃들이 피는중에 왕꽃은 뛰여나게 탐스러이 활짝 피여났습니다.

그러자 멀고 가까운 곳들에서 여러 꽃들이 분주스럽게 찾아와 뵈우면서 저마다 환심을 사려고 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요염하게 차림을 한 장미꽃이 꽃왕앞에 얌전하게 나타나서 하는 말이 〈저는 흰눈같이 깨끗한 모래가에서 거울같은 바다에 얼굴을 비쳐보고 봄비에 몸을 씻으며 청풍을 즐기는 한가로운 장미옵니다. 저는 왕의 높으신 덕을 삼가 듣고 향기로운 당신을 곁에 모시기를 원하오니 제 소원을 들어주시기 바라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뒤이어 지팽이를 짚고 굽은 몸을 비틀거리며 꽃왕을 찾아온 할미꽃이 말하기를

〈저는 저 높은 산기슭에 부지하여 피는 할미꽃입니다. 예로부터 아무리 고량진미로 배를 채운다 해도 약을 써야 기운을 보태고 아무리 좋은 옷감이 있다고 하여도 풀껍질로 짠 굵은 베를 버리지 않는다고 하였나이다. 그래 용모는 보잘것 없으나 부족한것을 미리 준비하지 않겠는가 해서 왔나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리하여 장미꽃과 할미꽃이 서로 써주기를 바래 꽃왕앞에 엎드려서 꽃왕의 대답을 기다렸습니다.

곁에서 이 광경을 보고있던 한 신하가 꽃왕앞에 나서며 물었습니다.

〈장미꽃과 할미꽃들이 왔으니 어느것을 취하고 어느것을 버리렵니까?〉

꽃왕은 어여뿐 장미꽃과 허리굽은 할미꽃을 번갈아보면서

〈할미꽃의 말도 옳긴 하나 이처럼 아름다운 장미꽃도 얻기 어려우니 이를 어쩌면 좋을고?〉하면서 망설이기만 하였습니다.

그러자 할미꽃이 꽃왕앞에 한걸음 나서며 웨쳤습니다.

〈대체로 임금된 이 치고 간사한자를 가까이 하지 않으며 바르고 곧은자를 멀리하지 않는 이가 드물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오늘 우리 임금님은 총명하고 의리를 안다기에 찾아왔더니 인제 알고보니 틀렸나봅니다.〉

할미꽃은 이렇게 탄식조로 말하고는 돌아서 가려고 하였습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꽃왕이 벌떡 일어나 할미꽃을 붙들고 〈내가 잘못했다. 내가 잘못했어.〉라고 사과를 하면서 할미꽃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답니다.》

설총이 이야기를 끝마쳤다.

설총의 이야기를 눈을 감고 듣고난 왕은 한동안 조는듯 아무 반응을 하지 않았다. 얼마후 눈을 뜨고 설총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은 붉어졌다. 자책으로 어찌할바를 몰라하는것 같았다.

《그대의 이야기에는 실로 깊은 뜻이 있으니 잘 기록하여 왕이 된자들이 훈계로 삼도록 하여라.》

왕은 이와 같이 자기 심정을 고백하였다.

설총은 이 이야기로써 평시에 왕에게 하고싶었던 충고를 드디여 하였다.

이 이야기가 후에 정리되여 《화왕계》라는 중세기의 우수한 우화작품으로 되였다.

설총의 《화왕계》는 그후 왕들의 행동을 가르치는 가장 좋은 교훈으로 되였으므로 고려의 현종은 그의 업적을 평가하여 《홍유후》라는 칭호까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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